Adios Nonino

피아졸라의 아버지 ‘노니노’


부모님과 함께 한 피아졸라 - todotango.com
'아디오스 노니노'는 대표적인 탱고의 명곡이다. 김연아 선수가 이 곡을 배경으로 감동적인 피겨 스케이팅을 펼쳐 준 덕분에, 우리에게도 이미 친숙한 음악이다. 제목에서 '아디오스'(adios)가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작별의 인사라면, '노니노'(nonino)는 피아졸라의 아버지 '빈센테 피아졸라'를 부르는 가족들의 애칭이었다 한다.
어머니인 '아순타 마네티'도 '노니나'(nonina)로 불렸다. 아마 이탈리아계 이민자였던 이들 가족은 서툰 이탈리아어로 할아버지(nonno)를 말하던 어린 피아졸라의 아들을 따라 가족끼리의 애칭으로 삼았던 모양이다.
피아졸라는 1959년 그의 나이 서른아홉에 아버지의 죽음을 맞게 된다. 이때 그는 방문을 걸어잠그고 끔찍한 한숨을 내뱉으며 전에 없던 절망에 빠져있었다고 하는데, 바로 그 방안에서 들려온 반도네온의 애절한 곡조가 '아디오스 노니노'였다.

어린시절의 피아졸라

피아졸라는 선천적 장애로 오른쪽 다리를 절었다. 어린시절 수차례 외과수술을 거쳐 정상에 가깝게는 되었지만 완치될 수는 없었다. 그때문에 피아졸라의 아버지는 항상 "대단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 결함이 있는 외로운 사람이 아니라 앞장서 나가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해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피아졸라가 여덟살 때 반도네온을 사주며, 음악을 배울 수 있도록 이끌어 주었다.
피아졸라가 음악을 배우기 시작한 뉴욕시절은 대공황의 힘겨운 시대였다. 그의 아버지는 이발사, 어머지는 재봉사로 넉넉지 못한 생활을 했지만, 피아졸라의 음악수업은 이어졌다. 결국 1932년 첫 무대에 서며 피아졸라는 '반도네온의 신동'으로 알려지기 시작했고, 종종 극장과 라디오 연주회에 나가게 되었다. 한번은 그를 위한 '반도네온 리사이틀'이 열려, '터키 행진곡'(모짜르트) 같은 클래식 음악을 연주하기도 했다. 이렇듯 어린 피아졸라에게 아버지는 반도네온과 탱고를 전해주고 음악가의 첫발자국을 분명히 내딛게 해 준 것이다.

고통이 준 깨달음

그런 아버지의 죽음이었기에, 피아졸라는 엄청난 정신적 충격에 휩싸였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충격은 피아졸라 스스로 자신의 음악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뉴욕에서 생활고를 이기기 위해 시작했던 탱고-댄스단 활동은 흥행에 성공했을 뿐, 음악적으로 만족스러울 리 없었다. 또 그의 '재즈-탱고'로 미국 대중에게 파고들려던 시도 역시 실패했음이 분명했다. 그 순간 피아졸라는 자기 음악의 시작점인 탱고에 더욱 확고히 뿌리내려야 함을 깨닫게 된다.
이 과정에서 피아졸라의 가장 유명한 곡으로 손꼽히는 '아디오스 노니노'가 탄생한 것이다. 피아졸라 역시 '아마 천사들에 둘러싸였던 것 같다. 앞으로 이보다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아디오스 노니노'를 자기 최고의 작품으로 여겼고, 퀸텟, 오케스트라, 전자밴드(nonet:9인조) 버전 등 20회 이상 다시 편곡해 연주했다.
그리고 '아디오스 노니노'를 기점으로 한 음악적 전환 이후, '리베르 탱고'(Libertango), '탱고 제로아워'(Tango Zero Hour) 같은 피아졸라의 걸작들이 탄생한다
결국 지금 우리를 감동케 하는 탱고는, 이렇게 장애를 극복하도록 아들에게 음악을 선물한 아버지의 사랑에서 시작된 셈이다. 피아졸라에게 아버지는 탱고의 시작이었고, 또 그의 죽음은 피아졸라만의 탱고를 탄생케 한 전환점이 되어 주었다. 그렇다면 탱고에 빠져 보았던 모두 다시 진정으로 외쳐야 하지 않을까?
아디오스 노니노!
피아졸라의 앨범 : 왼쪽부터 아디오스 노니노, 부에노스 아이레스 라이브, 탱고 : 제로 아워

참고자료
  • 마리아 수사나 아치 외(한은경 역), 『피아졸라 - 위대한 탱고』(현대예술의 거장2), 을유문화사,2004.
  • 홍승찬,『그땐 미처 몰랐던 클래식의 즐거움』,책읽는 수요일, 2013.
  • (PLAY DB 기사) 김연아를 보내주어 그녀의 아디오스를 장식할 음악(황선아 기자) - LINK
  • todotango.com - LINK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 선수 - BGM : Adios Nonino

Adios Nonino - 피아졸라의 반도네온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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